
연애의 목적,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욕망과 권력의 민낯
줄거리 (관계가 시작되기 전부터 이미 어긋나 있던 두 사람)
연애의 목적은 흔히 떠올리는 로맨틱 코미디의 문법을 처음부터 거부하는 영화다. 이 작품에서 사랑은 설렘이나 운명으로 시작되지 않는다. 대신 노골적인 욕망과 계산, 그리고 관계 안에서의 우위와 열위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영화의 출발점은 이미 불편하다. 고등학교 교사인 유림과 체육 교사인 홍은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는 순간부터, 그것을 감추지도 미화하지도 않는다.
유림은 결혼한 남자이고, 홍은 그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관계를 시작한다. 이 관계는 비밀스럽지만 동시에 너무도 노골적이다. 유림은 자신의 지위와 경험을 이용해 관계를 주도하고, 홍은 그 관계 안에서 끌려가는 듯 보이지만 동시에 계산적인 태도를 유지한다.
이들의 관계는 일반적인 불륜 서사와도 다르다. 죄책감이나 비극적 운명에 대한 강조보다는, 관계가 어떻게 거래처럼 형성되고 유지되는지를 보여준다. 두 사람은 사랑을 말하지 않는다. 대신 각자의 필요와 욕망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관계가 깊어질수록 두 사람 사이의 힘의 균형은 미묘하게 변화한다. 처음에는 유림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듯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홍은 이 관계를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전환하려 한다. 감정은 점점 진지해지지만, 그 진지함조차 순수하지 않다.
영화는 이 관계를 단순히 도덕적으로 비난하지 않는다. 대신 두 사람이 왜 이런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를 집요하게 따라간다. 유림은 안정된 삶 속에서 권태를 느끼고 있고, 홍은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자신이 얼마나 존중받을 수 있는지를 시험하고 있다.
결국 이 관계는 파국을 향해 나아간다. 그러나 그 파국은 배신이나 폭로 같은 극적인 사건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두 사람은 끝까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채, 각자의 계산과 감정 속에서 관계를 소모한다.
연애의 목적의 줄거리는 그래서 사랑의 탄생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말을 빌려 욕망이 어떻게 관계를 왜곡하는지를 보여주는 기록에 가깝다.
감상 포인트 (사랑·욕망·권력이 교차하는 불편한 시선)
이 영화를 감상할 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연애를 바라보는 태도다. 연애의 목적은 연애를 감정의 교류가 아니라, 힘과 욕망의 교환으로 바라본다. 이 작품에서 사랑은 언제나 순수하지 않다. 감정 뒤에는 반드시 계산이 있고, 선택 뒤에는 이해관계가 존재한다.
첫 번째 감상 포인트는 인물들의 솔직함이다. 유림과 홍은 자신의 욕망을 숨기지 않는다. 그들은 스스로를 미화하지 않고, 변명하지도 않는다. 이 솔직함은 관객을 불편하게 만든다. 왜냐하면 우리는 보통 사랑을 말할 때, 그 안에 있는 이기심을 애써 지우기 때문이다.
두 번째 감상 포인트는 관계 안에서의 권력 구조다. 유림은 남성이고, 기혼자이며, 학교라는 조직 안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다. 반면 홍은 젊고, 미혼이며, 계약직 교사다. 이 구조는 관계의 출발선부터 불균형하다.
영화는 이 불균형을 숨기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이 관계를 어떻게 왜곡하는지를 드러낸다. 홍이 점점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는 이유 역시, 이 불균형을 뒤집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세 번째 감상 포인트는 영화의 톤이다. 연애의 목적은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을 포함하고 있지만, 그 웃음은 언제나 씁쓸하다. 관객은 웃다가도 곧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이 영화는 의도적으로 감정의 안정을 허락하지 않는다.
또한 연출은 과도한 감정 이입을 차단한다. 음악과 카메라는 인물들의 감정을 고조시키기보다, 그들을 관찰하는 데 집중한다. 관객은 어느 한쪽의 편에 서기 어렵다. 대신 두 사람 모두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이 작품은 불륜이라는 소재를 자극적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대신 관계의 구조 자체를 해부한다. 사랑이라는 말이 얼마나 쉽게 욕망의 가면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감상평 (사랑을 말하기 전에 먼저 물어야 할 질문들)
연애의 목적을 보고 난 뒤 가장 강하게 남는 감정은 불쾌함과 흥미가 동시에 섞인 상태다. 이 영화는 관객을 편안하게 만들지 않는다. 대신 우리가 사랑이라고 부르던 많은 관계들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이 작품은 묻는다. 우리는 정말로 상대를 사랑하고 있는가, 아니면 그 관계가 주는 안정감이나 자극을 소비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 소비는 언제나 공정한가.
유림과 홍은 모두 불완전한 인물이다. 누구도 명백한 피해자도, 명백한 가해자도 아니다. 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관계를 이용하고, 동시에 상처받는다.
이 영화가 흥미로운 이유는 도덕적 결론을 제시하지 않기 때문이다. 연애의 목적은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보다, 관계의 민낯을 보여준다. 관객은 그 민낯을 보고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특히 이 작품은 사랑과 권력의 관계를 날카롭게 드러낸다. 누가 더 많이 사랑하는지가 아니라, 누가 더 쉽게 떠날 수 있는지가 관계의 주도권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연애의 목적은 불편하지만 솔직한 영화다. 사랑을 아름답게 포장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이 작품은 말한다. 연애는 언제나 감정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그래서 이 영화는 호불호가 갈린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한 번 보고 나면 쉽게 잊히지 않는다는 점이다. 관객은 자신의 과거 연애를, 혹은 주변의 관계를 떠올리게 된다.
연애의 목적은 로맨스를 기대한 관객에게는 불친절한 영화다. 그러나 관계를 보다 냉정하게 바라보고 싶은 이들에게는 매우 정직한 작품이다.
이 영화가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우리는 왜 연애를 하는가. 그리고 그 목적은 정말로 사랑인가.
연애의 목적은 그 질문에 답하지 않는다. 대신 질문을 더 날카롭게 만든다. 그래서 이 작품은 시간이 지나도 계속해서 회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