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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옥자에서 보는 줄거리, 등장인물, 총평

by lhs2771 2025. 11. 23.

영화 옥자 포스터 사진

줄거리: 인간과 동물, 그리고 자본주의의 충돌

영화 《옥자》는 글로벌 식품 기업 ‘미란도’가 유전자 조작으로 만들어낸 슈퍼돼지 프로젝트에서 시작된다. 미란도는 10년 동안 세계 각국에 슈퍼돼지 후보를 보내고, 가장 뛰어난 개체를 ‘슈퍼돼지 상품화 프로젝트’에 활용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강원도 산골에서 미자와 함께 자란 옥자는 단순한 가축이 아니라 가족이다. 옥자는 감정 표현이 풍부하고, 미자와 언어 없이도 깊은 유대감을 나누며 성장한다. 그러나 기업은 옥자를 회수해 뉴욕으로 데려가고, 미자는 이를 되찾기 위해 도시로 직접 뛰어든다. 그녀는 낯선 도시에 홀로 뛰어들어 옥자를 구하려 하고, 이 여정 속에서 다양한 인물들과 맞부딪힌다.

이 과정에서 동물권리단체 ALF, 미란도의 생물학자 자니 윌콕스, CEO 루시 미란도 등이 얽히며 이야기는 점점 복잡하고 풍자적인 방향으로 전개된다. 영화는 단순한 동물 구조극을 넘어, 글로벌 자본주의 시스템이 생명을 어떻게 상품화하는지를 날카롭게 비판한다.

옥자가 실험실에서 고통받는 장면은 관객에게 불편함과 죄책감을 자극하며, 우리가 ‘소비’하는 것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이는 단순한 감정적 호소를 넘어서, 윤리적·사회적 고민을 유도하는 장치로 작용한다.

등장인물: 욕망과 신념이 충돌하는 다층적 캐릭터들

  • 미자 (안서현)
    산골에서 옥자와 함께 자란 어린 소녀. 순수하지만 단단한 내면을 지닌 인물로, 도시로 옥자를 되찾기 위해 단독 행동에 나선다. 그녀의 시선을 통해 관객은 옥자를 단순한 동물이 아닌 생명체로 느끼게 된다.
  • 옥자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슈퍼돼지이자, CG로 구현된 생명체. 감정 표현이 섬세하며, 미자와의 교감을 통해 단순한 설정이 아닌 살아 숨 쉬는 존재로 느껴진다. 영화의 주제와 감정선을 이끄는 핵심 캐릭터다.
  • 루시 미란도 (틸다 스윈튼)
    미란도 기업의 CEO로, 윤리적이고 투명한 기업 이미지를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이윤만을 추구하는 위선적인 자본주의자의 전형이다. 대중의 시선을 관리하는 기술과 기업 마케팅의 이면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 자니 윌콕스 (제이크 질렌할)
    괴짜 생물학자이자 방송인으로, 초반에는 친환경적이고 동물친화적인 이미지를 보이지만 점점 실체가 드러나면서 도덕성과 윤리를 상실한 인물로 변한다. 과학과 자본, 인간성 사이의 균열을 상징한다.
  • ALF (동물해방전선) - 제이, 케이 등
    동물 권리를 주장하며 비폭력 저항을 실천하는 단체. 그러나 그들 역시 내부의 신념 차이와 전략 갈등을 겪으며 완벽한 정의는 없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자본과 싸우는 이들의 이상주의가 현실 속에서 어떻게 왜곡되는지를 보여준다.

총평: 불편하지만 반드시 봐야 할 이유

《옥자》는 단순한 동물과 소녀의 이야기로 시작되지만, 실상은 글로벌 자본주의, 유전자 조작, 동물권, 소비주의 등 수많은 사회 문제를 집약한 작품이다.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관객에게 단순히 감정적 감동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선택하고 소비하는 것들'에 대한 윤리적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미자와 옥자의 관계는 따뜻하고 감동적이지만, 이 둘을 가로막는 시스템은 너무도 차갑고 거대하다. CG로 구현된 옥자의 표정 하나, 공장 도축 장면 하나하나가 주는 충격은 단순한 극적 연출이 아니라 현실의 거울처럼 다가온다. 특히 옥자가 다른 슈퍼돼지들 속에서 겪는 공포는 동물 실험과 대량생산 체제의 잔혹함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봉준호 감독은 유머와 풍자, 잔혹함과 따뜻함을 교묘하게 버무려 복잡한 주제를 쉽게 전달한다. 제이크 질렌할, 틸다 스윈튼 등 해외 배우들의 과장된 연기와 한국 배우들의 담백한 연기가 충돌하면서도 묘하게 균형을 이루는 점 역시 흥미롭다.

결국 《옥자》는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지 말라고 말하는 영화다. 가공된 식품, 기업 광고, 과학 기술, 소비자 선택… 이 모든 것이 하나의 고리처럼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영화는 한 편의 판타지지만, 그 메시지는 현실 그 자체다.

‘사랑스러운 동물을 지키기 위한 한 소녀의 모험’이라는 포장 뒤에 숨겨진 이 강력한 사회적 메시지를 통해, 《옥자》는 단순한 영화 그 이상으로 남는다. 웃기지만 슬프고, 귀엽지만 잔혹하며, 판타지지만 매우 현실적인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