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토이 스토리 (역할, 공포, 함께)
토이 스토리, 사랑받던 자리가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가르친 영화 토이 스토리는 장난감이 살아 움직인다는 기발한 설정으로 시작하지만, 그 안에는 매우 냉정하고 성숙한 질문이 숨겨져 있다. 이 영화는 우정이나 모험보다 먼저 ‘역할’을 이야기한다. 사랑받는 존재가 된다는 것의 조건, 그 자리가 얼마나 쉽게 대체될 수 있는지, 그리고 대체된 이후에도 삶은 계속될 수 있는지를 묻는다. 〈토이 스토리〉는 아이의 성장담이 아니라, 아이가 성장하면서 밀려나는 존재들의 이야기다. 그래서 이 영화는 밝고 유쾌한 외피와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잔인하게 마음에 남는다. 사랑받는다는 역할〈토이 스토리〉의 세계에서 장난감의 존재 이유는 명확하다. 아이에게 선택받고, 놀아지고, 필요해지는 것. 이 세계에는 ‘존..
2025. 12. 24.
리뷰] 마더 (사랑, 의심, 집착, 진실, 부정)
마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죄를 지우고 세상을 침묵시키는 한 인간의 얼굴 마더는 지적 장애가 있는 아들이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몰리자, 그를 지키기 위해 모든 윤리와 법, 인간적 기준을 하나씩 무너뜨리는 어머니의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이 영화는 모성을 숭고하게 묘사하지 않는다. 대신 모성이 어떻게 집착이 되고, 폭력이 되며, 진실마저 제거하는 힘으로 변모하는지를 끝까지 추적한다. 〈마더〉는 범죄의 진실보다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사랑이 절대선이라는 믿음은 과연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가. 그리고 그 믿음이 다른 인간의 삶을 지워버릴 때, 우리는 그것을 여전히 사랑이라 부를 수 있는가. 이 영화는 끝내 대답하지 않는다. 다만 관객이 외면할 수 없는 얼굴을 남긴다. 사랑〈마더〉의 시작은 놀라울 만큼 ..
2025. 12.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