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디스트릭트 9 (격리, 변형, 인간성)
디스트릭트 9, 타자를 관리한다는 명목 아래 인간 사회는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는가 디스트릭트 9는 외계 생명체가 등장하는 SF 영화의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그 핵심은 놀라울 정도로 현실적이다. 이 작품은 외계인의 침략이나 인류의 멸망을 다루지 않는다. 대신,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다른 존재’를 인간 사회가 어떻게 규정하고, 분류하고, 통제하며, 결국 착취의 대상으로 전락시키는지를 날것 그대로 보여준다. 〈디스트릭트 9〉에서 외계인은 괴물이 아니라 난민에 가깝고, 인간은 피해자가 아니라 관리자에 가깝다. 이 영화는 묻는다. 우리가 권력의 위치에 서 있을 때, 차별은 얼마나 쉽게 제도화되는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인간성은 어떤 방식으로 마모되는가. 그래서 이 작품은 불편하고 거칠지만, 동시에 현실을..
2025. 12. 29.
리뷰] 컨택트 (언어, 시간, 선택)
컨택트, 이해란 외계와의 조우가 아니라 이미 알게 된 삶을 끝까지 살아내겠다는 결심이다 컨택트는 외계 문명과의 첫 접촉이라는 거대한 설정을 내세우지만, 실제로 이 영화가 끝까지 붙잡는 질문은 훨씬 조용하고 개인적이다. 〈컨택트〉는 침략과 전쟁, 기술 경쟁을 다루지 않는다. 대신 인간이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 언어가 사고를 규정하는 구조, 그리고 시간이 삶의 선택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를 집요하게 탐구한다. 이 작품은 외계인을 통해 인간을 바라보는 영화이며, 미래를 통해 현재의 삶을 다시 해석하게 만드는 영화다. 그래서 〈컨택트〉는 SF 장르의 외형을 갖고 있지만, 실제로는 사랑과 상실, 선택과 책임에 대한 철학적 성찰에 가깝다. 이 영화가 남기는 여운은 놀라움이 아니라 질문이다. 만약 끝을 알고 있다면..
2025. 12. 29.